후지산 - 3 (하산)

일출을 보고 주변 경관을 찍다가 올라오다 보니
벌써 정상입니다.. 

지리산 종주에 비하면 별로 힘들지 않은 산임에도
일본애들은 거기서 감바레를 외치고 소리지르며 난립니다... 

뭐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산짐승도 살지 않으니 소리쳐도 별 상관없을 듯 하고.. 

정상 상징물앞에 줄서서 사진찍고 있어서 전 못찍었습니다.. 

그거 말고도 주변 경관이 얼마나 찍을게 많은데 ㅎㅎㅎ

이제 정상 정복의 기쁨을 만끽했는지 자리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도 마시고, 아침도 먹고.. 

차분합니다~

저도 커피한잔이 간절했는데
정상에서 파는 커피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줄이 너무 긴데다.. 
주변 사진찍을 생각에 그냥 포기했습니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비싸대서 입구에서 산 2L짜리 물은 
날씨가 선선해서 따지 않아서 짐만 됐는데...

그래도 비싸게 산 물이라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내내 들고 다니는 바보같은 짓을 했습니다..

커피나 사갈걸 줸장! 

전 어디 더 찍을거 없나 하고 주변을 배회합니다..

 

해가 구름속에 살짝 들어갔을때인거 같은데.. 
빛내림이 살짝 생기는 거 같습니다.. 

구름은 양털같기도 하고..

이 사진을 찍을때 쯤 색색~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봤더니..

뭔가를 입에 대고서 마시고 있는데
꼭 액체마약 마시는거 같아서 
자세히보니.. 산소를 마시는거였습니다..

후지산은 고도가 높아서 고산병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얼핏 본거 같은데..
전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하긴 고3때 고삼병도 안걸렸는데,
고산병이라고 있겠습니까....

유머라고 했는데 써놓고 보니.. 좀 그릉거 같습니다..

닥치고 계속 산행기나 쓰겠습니다..ㄷㄷㄷㄷ

여기가 정상인 분화구입니다. 

워낙 높아서 그런지 아님 화산재로 이루어진 산이라 그런지 고산식물도 살지 않고
분화구안에 물도 없는지라 생각보다 삭막한 정상입니다. 

정상은 뭔가 특별한게 있을 거 같았는데...

우리나라 산들은(제가 가본 몇안되는 산들로만 봤을 때
오를 때는 나무들에 가려서 주변경관이 잘 안보이는데
후지산은 오를때부터 정상과 비슷한 광경을 보여주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거 빼고는 별 다른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많은 사진이 있지만, 자연스럽게 나온거 같은 이 사진이 가장 맘에 듭니다..

거의 보기 힘든 부자지간 인거 같습니다..

연세 많으신 분들은 대부분 혼자 오르시고,
젊은애들은 또래끼리 오르던데..

국적을 떠나서 부자지간 정상에서 커피 한잔~

아주 좋은 추억이 될 거 같고.. 
보기 좋아서 한컷 찍었습니다~

이제 정상 주변도 다 찍고 역시 할일이 없어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내려오면서 한컷 찍은건데 올라온 길을 그대로 다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조금 지루합니다.. 

거기다 가는길은 탁 트여있고 같은 길의 반복이라
아기자기한 재미는 없습니다.. 

한참을 내려왔는데 아직도 더 내려가야합니다.. ㄷㄷㄷ

그래도 고도가 높아서 구름은 여전합니다..

이제 거의 다 내려온 듯 한데.. 
미끄러워서 몇번이나 넘어질 뻔 했는지 모릅니다.. 

올라갈 때는 몰랐는데 내려올때는 어찌나 미끄럽던지.. 

30번 정도 미끌어지다가 나름 중심을 잘잡고 내려왔는데
한번 제대로 넘어졌습니다.. 

아프다기보다는 엄청 쪽팔렸다능 ㄷㄷㄷ

하산 시간이 4시간이라던데.. 
전 3시간 15분만에 내려왔습니다.. 

아마도 쪽팔림이 일조한 듯;;; 

 

올라갈때와는 다르게 해도 있고 해서 조금 더웠습니다..

하지만.. 

5합목 입구에 거의 다왔을 때쯤 저 구름 사이를 지나가는데.. 
완전 시원합니다.. 

바람이 산밑에서 정상쪽으로 불면서 구름을 밀어올리는거 같은데.. 
분무기를 분사하는 것같아서 엄청 시원합니다

밑에서 갑자기 아저씨들이 요렇게 생긴 궤도차량을 타고 올라갑니다.. 
무슨 공사를 하는거 같은데.. 

미끄러워서 궤도가 아닌 차량들은 올라오기 힘들거 같습니다.. 

저걸로 올라가는 관광상품을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뒤에서 찍은건데.. 태양이랑 아주 잘 어울립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