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까페를 우리끼리 부르는 암호 같은게 개까페다.
모 동네 살때 중랑천을 따라 길게 산책길도 있고, 잔디밭도 있을때
아이들하고 자주 산책도하고 축구도 하고 배드민턴도 치고 했었는데,
같은 장소에 견주들이 개들을 데리고 와서 목줄을 풀어놓는다.
종종 있는 일인지 목줄 풀지말고 큰개는 입마개도 하라고 현수막도 여럿 붙여뒀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풀어둔 사람이 꽤 있었다.
하루는 공놀이를 하는 와중에 개 대여섯마리가 뛰어 와서는 애들앞에서 엄청 사납게 짓길래
뛰어와서 둘째를 안고 보니, 첫째가 도망가는데 따라가고 있어서 견주한테 목줄 좀 합시다라고
소리쳤더니, 먼산 바라보고 들은체도 안하더라
진짜 위협하는 개하고 주인하고 둘다 발로 차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났는데
개가 개를 키우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개하고 개견인한테는 호감이 없다.
그 이후부터 애들이 멀리 개만보이면 뒤로 숨거나 다른데로 도망가는 트라우마가 생겼는데,
좁은 인도에서 개를 보면 보자마자 차도로 갑자기 뛰어나가니 무슨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괜히 걱정되고 그랬다.
일부 사람만 그렇고 개도 불안해서 그러는거니까 너희들이 그냥 무관심하게 지나가면 괜찮다라고 설명을 해줘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지금 사는 동네에 이사 와서는 아이들이 많이 사는 동네여서 그런지,
거의 목줄을 하고 목줄을 하고 있더라도, 아이들이 가고 있으면 혹시나 피해를 줄까봐 안고 지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학교에 입학해서 친구들이 키우는 개를 보고 개책을 빌려서 개품종도 알아보고,
얼추 맞추는 수준이 되었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 트라우마를 깨주고 싶은데 애견까페를 데리고 가서
개들이 무서운게 아니라는거를 알려주면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래저래 검색해서 가까운 애견까페를 찾았는데, 어린이대공원근처 "히릿"이다.
입구를 보니 언젠가 와본 기억이 있어서 가만 생각해봤더니
예전에 도전했다가, 문열었더니 모든 개들이 한번에 짖어서 도망나왔던 곳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애들도 좀 큰데다 언제까지 미룰 수 없어서 과감하게 들어갔는데,
마침 대부분의 개들이 간식에 집중하느라 우리가 들어가는걸 잘 못봐서
무난하게 입성!!
가만 앉아서 한30분을 지켜보다가
지나가는 개들을 조금씩 만져보다가 자신감이 생겼는지
간식을 사서 줘보겠다고;;
순한 리트리버로 시작
자연스럽게?? 쓰다듬기
코기 발도 잡으면서 간식 주기
스피츠 안아보기
견종이나 이름 특성은 전부 붙여놨는데, 히릿이 개이름이고 요넘인지는 자세히 기억이 안남. 사모예드
치와와도 안아보고
처음에 들어가서 어색해 했는데,
한 시간 이내에 친해져서, 거의 5시간을 있다가 옴
책을 읽고, 다른걸 설명해줘도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직접 겪어보고 나니 이해가 된 듯하고,
동네를 이제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
한번만 더 데려가면, 훨씬 더 친해 질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