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네팔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 2 (촘롱콜라-밤부)
tyro193
2010. 4. 17. 07:59
촘롱콜라->밤부
아침에 일찍 올라서 걷다보니 벌써 이만큼 올라왔습니다.
밑에서 쳐다볼땐 저기 언제 올라가나 싶은데,
아침은 선선해서 걷기가 좋아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올라왔습니다..
내려와서 보니 까마득합니다~
밑에서 쳐다볼땐 저기 언제 올라가나 싶은데,
아침은 선선해서 걷기가 좋아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올라왔습니다..
내려와서 보니 까마득합니다~
아침을 안먹어서 그런지 허기가 유난히 빨리 집니다.
그래서 육포랑, 초콜릿을 먹고 다시 출발하는데 연습도 충분이 안한데다가 첫날 좀 무리를 했고
해가 뜨니 덥고, 땀도 많이나고 해서 그런지 힘이 더 부칩니다..
갑자기 왜 포터를 고용안했을까 하는 후회감이 밀려들면서
등에 들려있는 짐들은 정말 지나가는 개가 있으면 개나 줘버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ABC에서 멋진 사진을 담을 생각으로 삼각대 가져왔으니 이넘 버릴 수도 없고
침낭은 밤에 따뜻하게 해주니 이넘도 버릴 수도 없는건 알겠는데
낮엔 어찌나 원망스럽던지;;;
어깨도 슬슬 아파옵니다;;;
그래도 안갈 수는 없는 법;;
세시간 정도 걸으니 촘롱이 나옵니다..
촘롱에서는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촘롱힐 이 롯지는 촘롱의 가장 높은 시작부분에 있어서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이런 경관을 놔두고 그냥 간다는 건 예의가 아닌거 같아 물도 살겸
블랙커피를 한잔 마셔주시면서 잠깐 쉬어주셨습니다..
물을 달라고 했더니 저보고 포터나고 묻길래
아니라고 그래서 한참을 얘기했는데;;
결국은 BOTTLE 얘기한거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물을 살려면 병이 있어야 하더군요,,
바를, 워러 이런건 여기에선 개나 줘버려야 합니다..
미국식 영어만 가르치는 더러운 세상!
인도가 영국지배하에 있었고, 네팔도 인도문화권이라 그런지
영국식 영어처럼 분명하게 발음을 해줘야 알아 듣는거 같더라고요;;
촘롱까지 오는루트는 몇가지가 있지만
촘롱에서 ABC로 가는 유일한 길의 시작점이라 롯지가 가장 많은 거 같습니다..
하산할 때 여기서 지냈는데 그건 그때 같이 얘기를 하겠습니다..
이 사진은 제가 봐도 쵸큼 유치합니다;;
일부러 장미를 저렇게 올려둔건 아니고요..
롯지 언덕 위에 삐죽하게 올라와 있더라고요..
그땐 한참을 걷다가 눈앞에 펼처진 좋은 경관을 보니까 찍었던거 같은데;;;
지금 보니까 흠;;;; 많이 유치하단;;;;
트레킹을 하면서 처음 본 표지판입니다.
이렇게 쉬운길에 표지판이라니 조금 생뚱 맞지만,
이제 abc에 한층 더 가까이 왔다는 느낌이 들게 해줘서 반갑습니다.
우리나라 지리산이나 다른 산들은 거리하며 위치하며 정말 잘 표시해 둔거 같습니다.
촘롱을 지나서 시누와를 향하는 오르막길에서 내려오는 한국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한국분들은 딱 보면 알겠더라고요;;;
그 중에 어떤 귀여운 ㅊㅈ분이랑 인사하고 오늘 내가 히말라야호텔까지 갈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웃으면서 "그럼요"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때가 한 10시 30분쯤 됐던거 같은데 시누와까지가면서
내가 정말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가만생각해보니 아마도 이 ㅊㅈ분은 내가 촘롱에서 출발한게 아니라 촘롱콜라에서 출발했고,
생각보다 빠른 트레커가 아니며,
포터없이 혼자 가고 있고,
결정적으로 오기전 술쳐먹고 술집계단 2층에서 굴러서
무릎이 완전치 않다는 사실을 간과했던거 같습니다...
결국 둘쨋날은 히말라야호텔은 개뿔 거기서 4시간 전인 밤부에서 머물렀습니다..
잊지않겠다! 귀여운 그 ㅊㅈ분!
촘롱에서 시누와까지는 V자처럼 생긴 계곡입니다.
내려갈때는 아주 기분좋게 내려갔는데, 그 다음부터는 죽음의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한참을 쉬었다 오르고 쉬었다 오르기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시누와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힘들고 배고파서 안쪽 롯지는 가보지도 않고 무조건 첫번째 보이는 롯지로 갑니다..
워낙에 맵고짜고 이런거 좋아해서 이틀 정도 맹숭맹숭한것만 먹다보니 매콤한게 그립습니다..
그래서 혹시 한국음식 있냐고 그랬더니 푸라면이 있답니다..
350루피 정도 했던거 같은데, 많이 비싸지만, 일단 그런거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혹시나 못믿으실까봐 제가 인증샷 찍자고 해서 같이 찍었습니다.
근데 이 주인장아즈씨 사진 좀 찍어보신거 같습니다..
저보다 슬쩍 뒤로 빠져서 얼굴이 작게 보이게 하는 센스!
결코 제 얼굴을 공개못해서가 아니라 아즈씨 땜시롱 크게 나왔기 때문에 일케 처리하는 점 널리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래도 못믿으시는 분들은 직접 가셔서 확인하면 됩니다.
아즈씨가 아즈씨 카메라로 제사진 찍어놨으니 아마 붙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면발을 높은 온도에서 한참을 끓인게 아니라서 봉지라면 같이 푸석푸석한거 같아
좀 더 BOIL 해달랬더니 부엌으로 가서 BOWL을 가져다 주는 겁니다..
이 뭥미?
그래서 손으로 불꽃 모양을 내면서 보글보글 그랬더니 다시 끓여주긴 하는데 별 차도가 없습니다.
고도가 높아서 가스가 귀하고 그래서 그런가 봅니다..
어쨌든 아주 좋은 발음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허겁지겁 먹고 밥까지 말아서 다 먹었더니 이제 좀 살거 같습니다.
앞으로 남은 코스까지 걸리는 시간도 체크할 겸
지도들고 내가 오늘 히말라야호텔까지 갈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임포시블'이라고 그러십니다..
흠;;;
촘롱콜라에서 출발했다고 하니 빠른 트레커가 아니라고;;;
어제는 빠른 트레커였는데 하루만에 추락했습니다;;;;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저보고 몇살이냐 나이를 얘기했더니
정말이냐고;; 정말 어려보인다고;;;
결혼은 했냐고 그래서 안했다고 했더니, 그럼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길래 그것도 없다고 했더니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한국ㅊㅈ들이 왜 안좋아하냐고 그래서
그건 나도 모르겠다고;;;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맞습니다!!!!!!!
한국ㅊㅈ분들 장동건, 조인성 이런 사람들 좋아해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이제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 롯지주인장 아즈씨의 눈높이로 남자사람 봐주셔야 합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최저수준이고
결혼시기가 자꾸 늦어지면 국가경쟁력 상실됩니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오솔길에서 갈림길이 나타나서
어디로 가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발견한 돌인데
누군가 친절하게 화살표 표시를 해뒀더라고요..
순간 뭉클해서 감사의 답글을 남겨뒀습니다;;;
왜냐면 전 순수건전모범성실청년이니까요;;;
내려올때는 힘들어서 저거 확인도 못하고 내려왔지만서도;;; ㄷㄷㄷㄷㄷㄷ
시누와를 출발해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거의 두시간 반 만에 밤부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롯지까지 한시간 더 걸린다는데 체력도 회복하고 쉴 겸 오늘은 여기에서 머물기로 합니다..
밤부에는 커다란 롯지가 세개정도 있는데
지금은 시즌이 아니라 두개는 문을 닫았더군요..
선택의 여지없이 한군데 들어갑니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데 100루피라고 하던데, 따뜻한 물이 너무 그리워 과감하게 질렀습니다..
오늘은 또 다른걸 먹어 보려고 에그후라이드누들 시켰는데
전반적으로 누들은 저하고 좀 안맞는 듯 합니다.
맥주하나 시켜서 먹고 있는데
다른 테이블에 외국인들이 에피타이저 좀 달라고 했더니 김치를 가져다 줍니다..
오호;;; 저도 불러서 김치 좀 달랬더니 가져다 주시는데 이거 양배추로 만든 겁니다..
근데 맛은 상당히 유사합니다..
젓갈 이런거 안넣은 시원한 김치;;;
샤워도 했겠다, 배도 부르겠다 싶어서
내일 코스에 대해서 연구하다가
'안나푸르나의 치안' 이라는 부분을 보게 됐습니다..
ABC 코스에는 밤부에서 히말라야호텔 구간에 밀림이 있고 거기가 위험하다고;;; ㄷㄷㄷㄷㄷㄷ
네팔이 한번도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내일이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일단 동행들이랑 같이 가던지 상황을 봐가면서 자기로 결정합니다.
다음날 아침 롯지 주인한테 물어봤더니 정말로 도둑이 많다고 합니다...
줸장;;;;
아침을 먹는데
맞은편에 앉은 외국인이 한명 있었는데 먼저 인사를 합니다.
잘 됐다 싶어 인사하고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니 오늘 MBC까지 간다고 합니다..
오호~ 마침 저랑 코스도 같고
히말라야호텔까지만 같이 동행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그러자고 합니다...
출발전에 소개하는데 캐나다에서 온 폴과 빅토리아라고;;
빅토리아는 얘기를 듣더니 태권도, 합기도, 쿵푸 같은거 안배웠냐고;;
자기가 막대기로 다 물리쳐주겠다고;;; ㄷㄷㄷㄷㄷ
한국인의 강인함을 보여줘야 하는데
어쨌든 살고 봐야 하는 문제이므로 어쩔 수 없습니다..
전 삶에 대한 애착이 무척이나 강한가 봅니다..
어쨌든 안믿으실까봐 인증샷 첨부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침에 공격받을 수 도 있다.
산속에서 당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요? ㄷㄷㄷㄷㄷㄷㄷ
안내책자;;;
괜히봤어;;; 괜히봤어;;; 괜히봤어;;;
도반까지는 폴과 빅토리아랑 얘기하면서 왔는데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걸음이 빠릅니다..
제가 같이 가자고 했는데 일정에 방해될까봐 티 안내고 힘들지만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도반이 나타납니다
도반 이후 부터는 힘이드니 강도고 나발이고 전혀 신경이 안쓰입니다..
폴한테 같이 와줘서 고맙다고 나 신경쓰지 말고 그냥 먼저 가라고 얘기했습니다..
결국은 중간에 다시 만났지만;;;
어쨌든 폴부부 덕분에 무사히 위험한 구간은 지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히말라야호텔;;;
점심을 주문하고 옆에 고양이가 있길래 사진 좀 찍으려고 했더니
찍지 말라고 발길질을;;;
이제 고양이도 초상권을 아주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는 시대인거 같습니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사진은 폴과 빅토리아 입니다.
에베레스트에서 한달 있다가 여기에서 한두달 정도 더 머무르고
내년 3월에나 캐나다로 돌아간다고 하더라고요..
뭐하는데 그렇게 많은 휴가를 가질 수 있냐고 물어보니
사업을 하는데 여름에 바쁘고 겨울엔 한가해서 매년 전세계를 여행한다더군요;;;
아 부럽;;;
어쨌든 여기서 부터는 안전한 구간이라
따로 가야 할 거 같아서 사진 한컷찍어 두고 메일로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데우랄리로 가는 길인데 조금 먼저 출발했던 폴과 빅토리아가
주변 경관을 보면서 쉬고 있습니다..
좀 가파른 길이라서 밑에서 올려다 보니 폴이 왠지 멋있어 보여서 한컷 찍었습니다..
저쪽을 응시하라고 했더니 포즈를 잡아줍니다..
올라갈때는 아니었지만,
내려올 때 다시 폴과 빅토리아를 만났는데 그때 독수리가 날아가더군요;;
빅토리아가 MR, PARK 이글! 이라고 소리쳤는데
며칠전에 영상앨범 산 칠레트레킹편을 보다가 보니 그게 콘돌이었습니다..
날개짓은 안하고 거의 글라이딩만 하는;;;
망원렌즈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마운트하기도 귀찮은판에
그거 한 컷찍을라고 무게를 늘리는 건 바보짓이었을 겁니다;;;ㄷㄷㄷㄷㄷ
데우랄리가 가까워 오면서 내원이 나타납니다.
설산에서 녹아내리는 물도 흘러내리고
경관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