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신불산 - 3
그 시골에만 있다는 구판장..
요기서 탱크보이를 먹고 통도사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목이 또 마릅니다..
간만에 쌕쌕 오렌지를 먹어주십니다..
통도사로 태워다 줄 버스입니다..
걸어가면 20분 걸린다는데
간만에 하는 제대로 된 산행이라 힘이 많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버스타기로 ㅎㅎㅎㅎㅎ
드디어 통도사 입구에 내렸습니다..
저도 간만에 오는 거라..
감회가 새로운데..
무슨 축제 비스무리한걸 한다고 사람도 많고 장식물도 많습니다..
한적한 길을 기대했는데 좀 아쉽지만..
세상일이 어디 제 맘 대로 되겠습니까? ㅎㅎㅎㅎㅎ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1KM랍니다..
지칠대로 지쳤는데, 일부러 찾아오기는 힘들거 같아
힘을 내서 본당 입구까지 왔습니다..
이게 16면체 같은 함이 있는데 소원을 적고
돈을 넣는 겁니다..
소원이 많지만, 그래도 거기까지 간 박대리를 위해서 주머니속
전재산을 털어서 빌어줬습니다..
이런 후배가 세상에 어딨냔;;;
위에 사진 두장을 찍고 다시 나왔는데
박대리가 안보입니다..
그래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더니
배낭과 신발만 덩그러니..
본당안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가만보니 구석에서 절을 하고 있는데
절 좀 해본 솜씹니다..
의외라능;;;;
저도 입산경력이 있지만서도,
거의 무교에 가까운 지라..
등산화 벗기도 그렇고..해서..
그냥 박대리만 한컷!
왜 그렇게 뒤에 숨어서 절하는지..
제대로 찍어 줄라고 했는데;;;
내려와서는 간단하게 저녁을 먹으려고 둘러봤더니,
막걸리 파전 이런거 파는데가 없습니다..
그래도 파전 있는 곳을 들어갔는데,
시킨 건 소고기 버섯전골과 소주..
저도 경상도 사람이지만 경상도 음식 맛 정말 없습니다..
경기도 사는 친구가
형 면회하러 경상도 왔다가
1박2일동안 삼겹살만 먹고 갔다는 얘기를 괜히 한게 아닌가 봅니다..
먹는 동안 개인과 회사와 나라의 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려고 했는데,
산이 정말 좋았다는 얘기로 세병? 네병 드셔주셨습니다~
이 사진은 안올리려고 했는데, 박대리의 황당한 주장이 생각나서 올립니다..
통도사는 버스터미널이 없습니다..
대구나 부산을 가기 위해서는, 시내버스를 타고 양산으로 가거나
아니면 고속도로 변에서 매 정거장마다 서는 천일고속을 타면 됩니다.
예전에 통도사 갈 때도 그렇게 갔고, 경주버스터미널에 있으면,
경주를 경유해서 다시 가기 때문에 최근까지 봤습니다.
물론 버스 타는 곳이 불빛도 없고, 잡초가 무성하고 엉망진창이긴 했지만,
내말을 죽어라 안믿는 ㄷㄷㄷㄷ
있다없다 옥신각신하던 중에 버스가 들어옵니다.
그제서야 박대리, 이건 말도 안된다.. 이런데에 버스가 들어오다니 하면서 타려는 순간
거긴 부산행 타는 곳이었습니다..
택시기사가 분명 거기랬는데..
대구행 타러 건너가는데, 이건 완전 이상한 샛길로 구불구불하게 찾아가서는
겨우 버스탑니다..
관광객이 안온다는 둥, 지방경제 다 죽는다는 둥, 이런 소리 하지 말고,
처음와도 쉽게 찾을 수 있게 표지판이나 제대로 좀 달지..
지자체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예산을 어따 쓰는지..
어쨌든..
이번 산행은 저한테 산타는 재미를 알게 해준 계기였습니다..
지리산도 그랬고 나머지 산도 그렇고,
오르는 과정은 정상에서 일출이나, 다른 모습을 찍는 순간을 위해
단순히 견뎌야 하는 시간이었는데,
이번엔 뭐랄까.. 땀도 적당히 나고 길도 다양하고,
지루한 줄 모르고 올랐더니 어느새 정상이었습니다..